892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3.05.04 (일)
아무도 없었다 - 어둠 속의 절규 방송 일자 : 2013. 05. 04 (토) 밤 11:15 연 출 : 김원태, 글/구성 : 최유란 늦은 밤, 불빛 하나 없는 경기도의 한 야산. 어린 아이의 나지막한 신음이 산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아이는 얼굴만 드러난 채, 온 몸은 구덩이에 파묻혀 움직일 수 없었다. 멧돼지가 종종 출몰한다는 산... 아이의 절규를 듣는 이는 없었다. 제가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그런데 계속 때리다가 그냥 힘 빼지 말고 여기 파 가지고 묻자고... - 피해 아동 아이는 30kg이 조금 넘는 왜소한 13살 소년이었다.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생매장. 공포 속에서 30분을 보낸 아이는 다시 끌려가 몽둥이 세례를 받아야 했다. 놀랍게도 가해자는 아이가 머물던 보육원의 교사, 3명이었다. 조폭이라면 그냥 인정이라도 하겠는데 도대체 아이한테 그 짓을 왜 했을까. - 피해 아동의 아버지 # 아무도 몰랐던 진실 1년 전, 집안 사정으로 보육원에 맡겨졌다는 아이. 대체 왜 아이에게 이런 참혹한 짓을 한 것일까. 그런데, 우리와 만난 보육원 관계자의 말은 더 참혹했다. 분명 잘못했지만, 괜히 아이를 때렸겠어요? 걔는 혼을 안 타는 아이였어요. - 보육원 관계자 보육원에서는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의 돈을 훔치는 등 문제 행동이 있어서 이를 ‘훈계’하기 위한 체벌이었다고 한다. 웬만큼 혼내서는 교육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일종의 극약 처방을 한 것이었다고 했다. 자신을 대신해 보호자가 되어 줄 거라 믿고 아이를 맡긴 아버지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가정 문제로 가뜩이나 상처 많은 아이에게 교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보육원의 학대가 이 아이에게만 국한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찰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유사한 일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성추행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보육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긴 작은 실수라고 했다. 보육원을 관리하는 지자체에서는 문제가 커졌으니 법에 따라 해당 보육원의 폐쇄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보육원을 운영하는 재단에서는 폐쇄 결정이야 따르면 되는데, 혹시라도 자기 재단의 명예가 실추될까 우려된다며 우리의 취재와 방송을 염려했다. 어디에서도 아이들의 편에서 아이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남은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될까.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아동 보육 시설 내의 학대가 근절되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를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