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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회 그것이 알고싶다

아무도 모른다 - 혼자만의 싸움

방송일 2013.01.05 (일)
본 회차는 출연자의 요청으로 VOD서비스가 불가합니다
아무도 모른다
			        - 혼자만의 싸움


▣ 방송 일자 : 2013년 1월 5일 (토) 밤 11시 05분





# 죽음의 음료를 보내는 자

지난 11월, 서울의 한 부동산에 주문하지 않은 피자와 콜라가 배달됐다. 으레 손님 중 하나가 답례로 보내온 것이라고 생각한 사장은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관과 이를 나누어 먹었다. 얼마 후 이들은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검사 결과 이들이 마신 콜라에서는 ‘죽음의 농약’으로 불리는 ‘그라목손’이 검출됐다. 담당 의사는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 했다. 놀라운 것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에도 누군가 이 부동산에 의문의 주스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마시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여기서도 같은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죽음의 음료를 보낸 이는 누구일까.  
 
그런데 취재 도중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박 모氏에게도 비슷한 시기에 농약 음료가 무려 네 차례나 배달된 것이다. CCTV 분석 결과, 보낸 사람은 동일인이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30대 남성, 강氏가 긴급 체포됐다. 그는 명문대 대학원을 다녔었고 유학까지 다녀온 인물이었다. 취업이 되지 않아 몇 년 전부터는 여기저기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가해 ‘경품’을 모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는 각종 경품들로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이 사람들이 공모해서 나를 청부 살해 하겠다고 협박해 왔어요.”    	- 피의자 강氏
“청부살해요?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에요”				- 경기도 박氏


피의자 강氏는 작년 여름,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사장과 이삿짐업체, 경기도의 박氏가 공모해 3천만 원이 넘는 ‘경품’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를 알아채고 고발하려하자 청부살해하겠다며 협박해 왔는데 최근에는 두 명의 괴한이 칼을 들고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을 혼내주려고 농약을 넣은 음료수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氏가 지목한 사람들의 말은 전혀 달랐다. 공모는커녕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는 것이다. 담당경찰 역시 도난이나 협박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고 했는데... 
강氏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혼자 싸우는 사람들

전문가는 강氏의 ‘정신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집안에 혼자 고립된 사람들이 늘었는데, 장기간 사회로부터 고립되면 강氏처럼 혼자만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망상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외부와의 교류가 없기 때문에 정신 질환이 깊어지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제작진 앞으로 날아든 제보도 그런 경우였다. 한 남자가 수년째 같은 자리에서 이상한 행동과 알 수 없는 말을 하는데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몰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를 만나보기로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국가가 사람들을 시켜 자신을 감시하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으니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늦기 전에 어떤 조치가 필요해 보였는데...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를 해결할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