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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회 그것이 알고싶다

신생아 거래

방송일 2012.06.09 (일)
본 회차는 제작진의 요청으로 VOD서비스가 불가합니다
신생아 거래
 
▣ 방송 일자 : 2012년 6월 9일 (토) 밤 11시 10분
 
# 생후 3개월 여아, 의문의 죽음
한 대학병원 응급실. 의식을 잃은 생후 3개월의 여자 아이가 실려 왔다. 아기의 몸 곳곳에는 끔찍한 멍 자국이 있었다. 가해자는 엄마. 그런데, 아기는 엄마의 친자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몰래 들여 온 양자였다. 

# 아기는 누구인가?
놀라운 것은 사망한 셋째 여아 뿐 아니라 첫째 아이도 같은 방식으로 들여 온 아이라는 사실이었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쪽방에서 살던 엄마가 두 명의 아이를 비밀리에 입양한 이유는 뭘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는 남자친구를 붙잡고 싶었던 여자는 인터넷에서 접촉한 한 미혼모에게서 신생아를 받아 둘 사이에 생긴 아이라 속이고 결혼에 성공한다. 아이에 대한 남편의 사랑은 각별했다. 친자(둘째)가 태어난 후에도 남편의 사랑이 입양한 아이에게 쏠리자 여자는 입양한 딸이 남편의 다른 자식이라는 의심을 품는다. 그리고 그 의심이 생길 때마다 아기를 학대해 결국 사망에 이른 것이다.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한 아기였기에 죄의식도 크지 않았다.
 

# 인터넷 신생아 거래는 성업 중! 
제작진이 지식검색사이트에 아기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짧은 시간 안에 쪽지와 메일, 문자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거래의 조건들은 제각각이었다.  

"방세도 못 내고 있어요. 한 푼이라도 더 주는 사람에게 넘기고 싶어요“
뱃속 아기의 아빠가 누군지도 정확히 모르겠다는 수정이(가명,16세)는 출산 예정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직접 키우는 건 상상할 수 없고 남은 인생이 구만리이니 아이를 출산했다는 기록 자체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차피 다른 이에게 넘길 생각이니 기왕이면 얼마라도 돈을 더 주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넘겨져 아이가 제대로 크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제작진의 걱정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천 만원 준비해서 나오세요”
일주일 전 아이를 출산했다는 A씨. 놀랍게도 그녀는 17살 딸을 둔 40대 주부였다. 남편과 별거 중에 남자친구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가 키울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정식 입양 절차를 밟으면 비밀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 주부 역시 병원비, 산후조리 비용 등으로 1,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제시했다.  
이들에게 ‘모정’은 먼 나라의 사치스러운 단어일지도 모른다.  

 “ID 독수리 오형제! 그의 정체는?”
취재도중 우리는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만난 수정이, 주부 A씨는 물론 다른 미혼모들도 모두 닉네임 ‘독수리오형제’와 거래를 논의하고 있었다. 
우리는 미혼모를 가장해 두 명이 동시에 ‘독수리 오형제’와 접선을 시도했다. 그는 제작진 2명 모두에게 아기를 넘겨받겠다고 했다. 왜 그는 그렇게 많은 아기가 필요한 것일까.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제가 데리고 있으면 죽을 거 같아요... 저 말고 좋은 부모 만났으면 좋겠어요.“

지연이(가명,17세)는 10일 전에 혼자 아기를 낳고 숙박료 2만 원 짜리 모텔에서 머무르고 있다. 자신이 키우면 아기가 불행해질 거라며 눈물을 흘렸다. 공식 입양 절차를 밟고 싶지만 연락을 끊고 지낸 부모님에게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다. (공식 입양을 위해서는 미성년 엄마의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서가, 성년 엄마의 경우엔 생부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선택했다. 하지만 고민이 깊다. 아이를 넘겨받은 부모가 과연 아기를 잘 키워줄 지,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었다. 한 여자에게 아기를 넘겼다가 이틀 만에 되찾은 적도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는 지연이.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아동 인권의 사각지대 - 신생아 거래, 그 대안은? 
돈을 주고받지 않는 한, 개인 간의 입양은 불법이 아니다.
저마다의 간절한 사정으로, 절차가 복잡해서 혹은 나쁜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과 무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신생아 거래는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8월, 입양 시 가정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 음지에서의 신생아 거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진단이다. 무엇이 아기들을 위한 최선일까.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충격적인 신생아 거래 실태를 확인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우리는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 UN아동권리협약 제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