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809회 그것이 알고싶다

“김제 마늘밭 110억원 미스터리” - 검은 돈을 노리는 사람들

방송일 2011.07.16 (일)
*해당 회차는 제작진 요청으로 VOD 서비스 불가합니다

“김제 마늘밭 110억원 미스터리” 
-  검은 돈을 노리는 사람들

▣ 방송일시 : 2011년 7월 16일(토) 밤 11시 00분
▣ 연출 : 정준기 / 글,구성 : 박윤미






“지난 4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북 김제 마늘밭 110억원 사건의 숨겨진 이야기는? 
110억원의 실제 주인을 추적하며 인터넷 도박으로 한탕을 노리는 검은 유혹을 조명한다.“ 

# 땅 속에 묻힌 110억원, 드러나는 검은 돈의 실체 

전북 김제의 한적한 시골마을, 7억원을 훔친 도둑으로 몰려 억울하다며 한 포크레인 기사가 경찰서를 찾았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며칠 뒤 땅 속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뭉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10억원, 그 다음에는 17억원, 27억원... 묻힌 돈은 도무지 총액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마침내 경찰이 찾아낸 돈은 자그마치 110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4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제 마늘밭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놀라운 사실은 계속 밝혀졌다. 땅 속에 묻은 110억원은 모두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운영자가 은닉한 도박 수익금이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인터넷 도박판의 검은 돈은 이렇게 그 얼굴을 드러냈다.

# 110억원의 주인,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110억원을 은닉한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운영자는 이OO씨 형제. 이들이 이끄는 조직은 이미 지난 2009년 경찰에 적발되었는데, 조직의 실제 운영 및 조직원 관리를 담당했던 동생은 당시 검거되어 실형을 살고 있고, 조직의 우두머리이자 전체 자금을 총괄했던 형은 수배 중인 상황이다. 이 형제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우리는 인터넷 도박업계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씨 형제는 여전히 신화적 존재, 범접할 수 없는 거물로 여전히 경외의 대상이었고,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대단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씨 형제의 고향인 전북 부안의 한 마을에서는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이 밝혀졌다. 고향 사람들은 구멍가게를 하는 홀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던 이 씨 형제가 일찍이 상경해 마침내 자수성가한 성실한 사람들로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은 마을회관에 노인들을 위한 물품을 기증하고 공장을 운영해 마을 사람들을 위해 쓰는 등 오히려 선행을 베풀고 있었다. 불법 도박 업계에서는 최강의 범죄조직 보스로, 고향에서는 성실한 사업가로 철저하게 이중적인 생활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수배되어 도피 생활을 한다는 형은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과 형의 친구 등을 통해 그의 근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마치 [ 페이스 오프 ] 영화처럼 성형 수술로 얼굴을 바꾸고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것. 중국의 청도에서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뿐 아니라 큰 식당을 차리고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하고, 경호원을 수십 명씩 데리고 다니며 교민 사회에서도 건드리기 힘든 무서운 존재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 검은 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중국에 도박 사이트 서버와 관리본부를 두고 다단계, 점조직의 형태로 은밀하게 운영하는 이 씨 형제의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경찰의 대규모 적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들이 여전히 이름을 바꿔 인터넷 도박판을 운영하고 있으며, 드러난 110억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자금 규모라는 소문이 여전히 파다하게 퍼져 있다. 이에 대해 수사기관과 불법 도박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의 실체와 자금 규모를 정확히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불법 인터넷 조직은 마치 회사와 같이 운영되지만 결코 전체를 드러낼 수 없게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에서 수시로 서버와 근거지를 바꾸며 수사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수사의 핵심인 도박자금에 대해서, 계좌추적을 피해 자산을 철저히 분산하고, 현금화해 숨겨 놓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이 씨 형제도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수익금을 숨기기 위해 마늘밭에 돈뭉치를 묻었다. 다만 한 포크레인 기사의 신고 때문에 어이없게 돈의 일부를 드러냈을 뿐이다. 여전히 이 돈 모두의 전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검은 돈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 32조 규모의 인터넷 도박판, 검은 돈을 노리는 자들 

최대 32조원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도박 업계, 그 속에는 오늘도 여전히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도박판에 갖다 바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 가운데는 이 씨 형제처럼 도박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신화적 인물들이 또 있다. 이들은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게임머니를 돈으로 바꾸어주는 환전상을 하거나 일명 ‘짱구방’ 등 일반 이용자들에게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이다. 이 씨 형제와 같은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 또한 이용자들을 속여 막대한 이익을 취한다고 한다. 정직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적어도 인터넷 도박판에서는 아무도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루어질 수 없는 한탕을 노리며 계속 도박에 빠져들고, 이 심리를 노린 운영자, 환전상, 기타 도박업자들이 결국 모든 판돈을 가져가는 게 인터넷 도박 업계의 구조이다. 
결국 도박에 중독되어, 또는 인생역전을 노리고 인터넷 도박에 뛰어든 사람들은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 속에서 신기루를 쫓다가 폐인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