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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회 그것이 알고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일 2012.06.23 (일)
나는 밟지 않았다!
 
▣ 방송 일자 : 2012년 6월 23일 (토) 밤 11시 10분
 
# 멈출 수 없는 질주 - 나는 액셀을 밟지 않았다!
 지난달 8일. 동영상 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신호 대기로 멈춰있던 차는 갑자기 출발하더니 멈추지 않고 300m를 달려 7중 추돌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 차의 속도가 한 번도 줄 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 액셀을 밟지 않았다’고 말하는 운전자.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급발진’을 떠올린다. 작년 한 해 동안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는 모두 241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급발진으로 인정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 《그것이알고싶다》의 전격 실험 - 액셀을 안 밟아도 급가속이?
 급발진의 매커니즘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자동차의 전자 제어 장치인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지목한다. 사람의 ‘뇌’에 해당하는 ECU에 결함이 생기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고 급발진도 그 중 하나라는 것. 문제는 ECU의 결함과 급발진의 인과 관계를 지금까지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ECU의 결함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 지, 급발진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차량을 구입해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걸친 ECU 회로도 분석을 거쳐 엔진을 통제하는 회로에 인위적으로 충격을 가한 후 시동을 걸자 엔진 스스로 급가속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 급발진은 없다면서 급발진 방지 특허를?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에게 자동차 제조사의 답변은 한결같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액셀을 밟으면 전진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멈춘다.’ 급발진이라는 용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급발진 방지장치에 관한 수 십 건의 특허를 내놓았다. 그 중에는 ‘ECU에 결함이 생기면 연료주입 밸브가 잘못 열려 급발진을 초래한다’고 특허 배경을 밝힌 구절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 EDR을 공개하라
 Event Data Recorder. 사고 기록 장치인 EDR은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사고 순간까지 운전자가 어떻게 운전했는지를 기록하는 장치이다. 그러니까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어떻게 조작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인 셈이다. 하지만 운전자가 EDR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사고를 분석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마찬가지이다.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전문 지식도 없는 운전자들이 차량의 결함을 입증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오는 9월부터 운전자가 요구할 경우 EDR(사고기록장치)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규정이 시행된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차들도 마찬가지 규정이 적용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