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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회 물은 생명이다

물은 생명이다

방송일 2007.01.12 (토)
일본의 친환경정책, 이즈미와 미나마타에서 배운다

1985년 1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공업단지의 지역 주민 1천여 명이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 초기 증세를 보인다는 기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른바 ‘온산병’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온산병은 1983년 농작물과 양식어장의 피해로 시작돼 사람에게까지 발병한 한국의 대표적인 공해병이다.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한 정부는 이 지역 주민들의 집단이주를 결정하고, 감행하는데 총 1198억 원의 예산을 들였다. 당시 국가 1년 예산은 12조원정도였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현재 온산에는 온산병과 관련된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온산병을 앓던 사람들도 없다. 공장들만이 여전히 남아 매캐한 연기를 뿜고 있을 뿐이다.

2007년 1월.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 미나마타시는 작년에  ‘미나마타병 50주년’을 맞이했다. 4대 공해병 중의 하나인 ‘미나마타병’의 도시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미나마타시에서 미나마타병은 잊지 않아야할 소중한 경험이다. 
실제로 미나마타시에는 미나마타병과 관련된 모든 것이 남아있다. 미나마타병 첫 환자가 살던 집, 미나마타병에 걸린 환자들, 미나마타병 자료관, 미나마타병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위령비. 심지어는 미나마타병을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시킨 미나마타학을 연구하는 대학기관과 전문인력들도 있다.
뿐만 아니다. 미나마타시에서는 시청과 시민들이 하나되어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힘쓰고 있다. 미나마타병이라는 엄청난 재난을 겪었으니까, 환경을 지켜서 두번 다시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게 그들의 의지다.

같은 시기,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 만마리가 넘는 두루미들이 집단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 이즈미시에서 두루미들은 보호받고 사랑받는다. 두루미들이 농작물을 먹어치운다며 논을 불태우고 ?i아내는 우리들과는 사정이 달라도 정말 다르다. 그래서일까. 두루미들은 우리 땅을 외면하고 자꾸 일본으로만 간다. 

두루미들이 선택하는 일본 땅. 미나마타병을 기억하는 일본 땅. 우리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여기 있다. 두루미들이 살지 못하는 곳, 온산병과 같은 치명적인 공해병을 잊어버린 곳에서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잘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