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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회 물은 생명이다

물은 생명이다

방송일 2007.10.19 (금)
제주도, 수해 현장을 가다.  

지난 9월 중순, 사상최악의 집중호우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초토화 돼버린 제주도. 수해 복구 이십 여일이 지나도록 정확한 피해액 집계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많은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시의 동문재래시장. 산지천의 하류에 위치해 있으면서, 다른 복개천들이 주차장이나 도로로 쓰이는데 비해 복개구간위에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어 피해가 더욱 극심했다. 더욱이 시장 상인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재해 경보를 받지 못해 맥없이 당하고 말았다. 또다른 피해지역인 한천 역시 복개구간인 한천교를 기점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도심지 전 구간이 복개된 독사천의 경우 상류 부근의 택지개발 현장이 목격됐다. 인근에서는 교량공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어난 물과 함께 벌목한 나무와 공사현장의 토사가 범람, 물 흐름을 방해하는 복개구간의 교각이 댐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가중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확기를 앞둔 감귤 농가 역시 토사로 인해 초토화된 상황.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집 안에 텐트를 치고 임시로 생활하고 있다. 감귤나무 가지 밑까지 바짝 쌓인 토사를 보며 피해 농민은 인근에 들어선 골프장을 수해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숲을 밀어내고 골프장을 짓고 도로를 내면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해 괜한 물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천이 뻗어나간다. 그런데 그 중간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도로가 나면서 물길이 바뀌거나 끊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빗물이 저지대로 집중되면서 뜻하지 않은 규모의 수해가 발생하게 된다. 제주 동부의 농경지 피해가 컸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약했던 지역도 있다.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 지역이다. 과거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지면서 경작지로 개간되거나 골프장을 비롯한 대규모 관광시설에 이용되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빗물의 80% 이상을 머금는 숨골이 있어 제주도의 지하수 함양과 수해 감소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재평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개발 압력에 얼마 남지 않은 제주 곶자왈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주 [물은 생명이다] 에서는 제주 수해 피해 사례를 통해 지역적 특성을 무시한 무분별한 개발의 폐해를 짚어보고 기후변화와 함께 더욱 강력해질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