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투수 최고참 박정진(36)이 벌써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진은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꾸준히 대전구장에 나와 몸을 만들고 있다. 러닝·웨이트 등 기초 운동 뿐만 아니라 캐치볼로 공을 던지며 어깨를 풀고 있을 정도. 올해 부상 후유증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던 그는 내년 시즌을 위해 더욱 일찍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박정진은 "작년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동계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보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일찍 준비하고 있다. 원래 이 시기에 캐치볼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이렇게 하는 것도 내년을 위함"이라며 "그동안 슬로스타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내년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박정진의 말대로 그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위력을 더하는 스타일이었다. 역대 통산 기록을 살펴봐도 4월(6.46)~5월(4.39)에는 좋지 않았지만, 8월(2.66)~9월(2.89)에는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올해도 4~5월 18경기 1승2패3홀드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지만 6월 이후 45경기에서 3승2패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08로 위력을 떨쳤다.
올해는 어깨에 염증이 생기는 바람에 스프링캠프에서 피칭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그 여파가 시즌 중반까지 미쳤다. 이제는 몸 상태가 회복됐고, 내년 시즌의 중요성을 감안해 몸 풀기에 빨리 들어갔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중요한 해이고 또 하나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데뷔한 박정진은 내년 시즌이면 FA 자격을 얻는다. 확실한 왼손 불펜 요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의식이 안 될 수 없다. 박정진은 "의식을 안 하려고 해도 사람인 이상 의식을 안 할 수 없더라. 일단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게 우선이다. FA는 그 이후 일로 아직 생각하기 이르다. 시즌 후 성적이 말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또 하나는 WBC 대체 선발 가능성이다. 이미 봉중근의 자리는 장원준이 대체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과 어깨 재활에 들어간 김광현의 불참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은 대체 선수로 왼손 투수를 물색하고 있고, 굳이 선발 요원이 아니라도 중간으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범위를 넓혔다. 박정진도 그 후보 중 하나로 올라있다. 까다로운 투구폼과 풍부한 경험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박정진은 "WBC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와는 별개로 일찍 몸을 만드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대회 시기를 감안하면 미리 준비하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올해 경기는 많이 나왔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 내 것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최고참 투수의 2013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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