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신인 2차 지명을 통해 팀 리빌딩의 초석을 잘 다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6일 열린 '2014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예년과 다르게 대졸 선수를 6명이나 지명하며 즉시 전력감으로 뽑되 팀의 취약 포지션을 메우는데 집중했다. 1차 지명 황영국에 이어 알짜배기들을 뽑아 리빌딩에 날개를 달았다.
▲ 황영국·최영환, 마운드의 좌우 미래
한화는 지난 1차 지명에서 지역 최대어 우완투수 유희운(북일고)을 우선지명으로 KT에 빼앗겼다. 모두가 "한화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한화는 대체자를 찾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청주고 좌완 황영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파악, 1차 지명으로 그를 뽑았다. 지금 황영국은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돼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대표선수 중 유일하게 내년 시즌 통할 수 있는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의 피칭을 본 김응룡 감독도 "쓸 만하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2차 지명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은 동아대 우완 최영환도 한화 스카우트팀이 일찌감치 점찍은 재목이다.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은 "올해 대학 4학년 중 최병욱(동국대·두산)과 함께 150km 이상 던질 수 있는 수 투수 중 하나다. 둘 놓고 고민했는데 나이가 2살 어린 최영환을 뽑았다"며 "181cm 88kg으로 체격이 크지 않지만, 몸을 최대한 활용한 투구가 좋다. 연투 능력도 충분해 중간·마무리감으로 딱이다. 체격이나 투구 스타일을 볼 때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에서도 최영환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화의 한 박자 빠른 지명에 아쉬움을 삼켰다는 후문.
황영국과 최영환 모두 즉시 전력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팀장은 "두 선수 모두 내년에 불펜에 가세할 수 있을 것이다. 황영국은 제구가 안정돼 있고, 최영환도 직구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최고 136km까지 나올 만큼 빠르다. 훈련 자세도 성실해 내년 시즌 좌우 투수로 전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의외의 지명' 포수 김민수, 외야수 박준혁
한화는 2~3라운드에서 영남대 포수 김민수와 제주국제대 외야수 박준혁을 각각 지명했다. 두 선수 모두 다소 의외의 지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게 한화는 지난 4년간 5명의 포수들을 뽑았기 때문이다. 박준혁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선수라는 점에서 상위 라운드에서는 깜짝 지명이었다.
정영기 팀장은 "2라운드에서도 투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김민수가 우리 순���까지 왔다. 김민수는 삼성에서도 1차 지명을 생각할 만큼 대학 최고 포수다. 1라운드감 포수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김민수를 택할 수 있었다"며 "아직 우리팀 포수가 강한 편이 못 되는 것도 지명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포지션. 김민수는 포수로서 빠른 동작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가 안정돼 있어 "기본기를 갖춘 선수"라고 평가받는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한화 포수 경쟁의 새로운 얼굴로 주목된다.
3라운드 박준혁은 철저하게 한화가 준비한 케이스다. 정 팀장은 "박준혁은 처음부터 우리가 원한 선수였다. 작년 가을부터 계속해서 지켜봤고, 우리 구단 자체적으로 LG에 지명된 배병옥(성남고)에 이어 외야수 랭킹 2위라고 평가했다. 한화에 꼭 필요한 중견수로서 박준혁처럼 발 빠르고 어깨 좋은 선수가 없었다. 신체조건(188cm-91kg)도 좋고, 일발 장타력도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의외가 아니라 '준비된 지명'이었던 것이다.

한화 2차 지명의 진정한 대박은 4~5라운드에 있었다. 상위지명이 예상된 인천고 투수 박한길, 제주고 투수 조영우가 한화의 4~5라운드 순번까지 온 것이다. 정영기 팀장은 "박한길은 작년까지 NC에 지명된 배재환(서울고)과 함게 고교 랭킹 1~2위였다. 작년부터 145km 이상 던졌다. 신체조건(187cm-95kg)이 좋아 투수로 지명했다"며 "조영우도 LG에 1차 지명된 임지섭과 함께 제주고 이끌고 있는 투수로 143km까지 던진다. 투수 뿐만 아니라 타격에도 소질을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위 라운드에서는 사이드암 투수 2명을 뽑은 게 특징이다. 6라운드에서 홍익대 정광운과 8라운드에서 원광대 서균을 지명했다. 정영기 팀장은 "정광운은 143km까지 구속이 나온다. 선발도 가능한 사이드암인데 요즘 트렌드에 맞는 투수"라고 소개했고, "서균도 원광대를 우승시킨 사이드암으로 144km까지 나온다. 작년에 좌완 투수를 많이 뽑은 만큼 올해는 사이드암 지명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한화 1군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
이어 7라운드 건국대 내야수 이창열, 9라운드 경남고 내야수 정우석, 10라운드 북일고 내야수 노태형을 지명했다. 정 팀장은 "이창열은 1번타자로 발이 빨라 도루능력이 있고, 수비도 안정돼 있다. 당장 즉시 전력감"이라며 "정우석과 노태형은 당장보다 2~3년 후를 생각했다. 정우석은 경남고 4번타자로 장타력이 있어 이범호처럼 힘 있는 3루수로 성장할 수 있다. 노태형도 북일고 1번타자-2루수로 팀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했다.
정영기 팀장은 "여기서 4~5명 정도는 내년 1군에서 즉시 전력으로 쓰일 것이다. 우리팀으로서는 더 이상 로또를 바랄 수 없다. 안정감 있고 확률 높은 지명에 집중했다"며 "지난 3년간 2군 감독을 맡으며 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느낀 것들을 토대로 지명했다. 우리가 가장 알차게 잘 뽑았다"고 자신하며 지명 대박을 확신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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