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훈(25)이 돌아오며 두산 베어스의 안방 경쟁구도가 흥미로워졌다.
최재훈은 지난 19일 1군에 전격 합류했다. 기본기가 좋은 포수 최재훈의 가세는 올해 팀이 치른 62경기에 모두 출전한 양의지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올해 역시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양의지에게는 천군만마인 동시에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양의지는 올해 초반부터 방망이를 폭발시켰다.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타율 .306로 3할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벌써 7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예약했다. 양의지는 첫 풀타임 시즌인 2010년 20홈런을 기록한 이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시즌이 없었다.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해 훨씬 좋아진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지난해 마무리가 좋지 못했는데,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할 만큼 의욕이 강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자신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최재훈까지 돌아오면서 양의지에게는 더욱 분발할 수 있는 동기부여의 요소가 생겼다. 송일수 감독도 “(최재훈의 복귀로) 양의지도 긴장할 것이다. 라이벌 의식을 갖고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감독이 생각하는 시너지 효과는 충분히 현실적인 바람이다. 양의지도 부동의 주전이라는 의식이 어느 정도는 사라질 것이다. 투수들을 이끄는 파이팅이 좋은 최재훈은 타격에 강점을 보이는 김재환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양의지를 긴장케 할 카드다.
복귀 첫날부터 최재훈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 8회초부터 양의지를 대신해 마스크를 쓴 최재훈은 노경은의 2이닝 퍼펙트를 도왔다. 이미 경기가 2-8로 기운 뒤였지만, 최재훈이 뛰기 이전에 피홈런 2개 포함 3이닝 8피안타 4실점한 노경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본인은 타격이 중요하지 않다 했지만, 최재훈은 컨디션이 100%라던 자신의 말을 타석에서도 입증했다. 최재훈은 8회말 공격에서 정찬헌의 공을 공략해 우전안타도 뽑아냈다. 최재훈이 타격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을 해준다면 김재환의 1군 엔트리 제외로 인한 공격력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김재환은 팀 내에서도 손꼽히는 타자 유망주지만, 김재환이 양의지를 넘고 안방 주전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재훈은 다르다. 아직 부족하다고 했던 실전감각만 정상 수준으로 올라온다면 양의지를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다. 양의지로서는 체력과 긴장감이 동시에 채워질 변화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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