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훈 금메달

눈물의 금메달이었다. 금메달을 따낸 신종훈의 투혼이 대단했다.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이 나왔다. 인천시청 소속 신종훈(25)이 시상대 위 가장 높은 곳에 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종훈은 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복싱 49kg급(라이트플라이) 결승에서 자키포프 비르찬(카자흐스탄)과 만나 판정승을 거뒀다.

1라운드, 신종훈은 마치 며칠을 굶은 맹수처럼 맹렬하게 뛰쳐나갔다. 복싱 스타일도 첫 기세와 같았다. 자키포프를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가드조차 올리지 않고 상대에게 펀치를 쏟았고, 가끔 반격이 나오면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고개만 슬쩍 흘려 주먹을 피했다. 1라운드 판정은 30-27, 심판 3인 전원 신종훈의 우세였다.

2라운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위기를 탄 신종훈은 계속해서 자키포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상대의 펀치에 안면을 적중당해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다시 상대를 노려봤다. 2라운드 역시 30-27, 부심 3명은 신종훈의 손을 들어줬다.

2라운드가 끝난 뒤 신종훈은 금메달을 직감했는지 양손을 번쩍 들었다. 3라운드는 상대에게 럭키펀치 한 방만 허용하지 않으면 됐기에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3라운드 역시 30-27, 주심이 신종훈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국 아시안게임 복싱에 12년 만에 금메달이 탄생했다.

한때 전종목 석권까지 했었던 한국 복싱이지만 암흑의 터널은 길었다. 12년 전인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3, 은2, 동5를 따냈던 한국은 이후 두 번의 대회에서 금메달이 없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은3, 동1을 가져왔고 직전 대회인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단 한 명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기까지 했다.

신종훈 역시 세계선수권 메달은 2개나 있지만 올림픽, 그리고 아시안게임 메달은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본인의 한 뿐만 아니라 한국 복싱의 한까지 제대로 풀어줬다.

네티즌은 “신종훈 금메달, 멋있다”, “신종훈 금메달, 투혼 부럽다”, “신종훈 금메달, 대견하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OSEN]